데이비드 린치, 진짜 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요?
이 영화 보고 나면 그렇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줄거리도 뭐 하나 확실한 게 없고, 보다 보면
내가 뭐 잘못 본 건가 싶은데… 또 이상하게 생각이 계속납니다.
처음에는 그냥 기묘한 스릴러인가? 싶다가
보다 보면 심리공포, 미스터리, 실존주의 다 섞인 영화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근데 깨닫는 순간, 더 모르게 되는 아이러니한 영화랄까
그게 바로 ‘로스트 하이웨이’의 무서운 매력입니다.
1. 평화롭던 일상에 스며든 이상한 테이프
프레드는 색소폰 연주자입니다.
아내 르네와 함께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죠.
근데 어느 날부터 이상한 비디오테이프가 집에 도착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집 외관만 찍혀 있었는데,
그게 점점 집 안까지 들어오고,
결국엔 침실에서 자고 있는 모습까지 담기게 됩니다.
이쯤 되면 무서운 걸 넘어서, 현실감 자체가 깨지는 느낌이 듭니다.
2. 수상한 남자와의 전화
파티에서 만난 낯선 남자.
말투도 이상하고, 행동도 이상합니다.
근데 결정적으로 그 남자가 말하길, 지금 당신 집에 있다는 거
전화 걸어보라길래 진짜 걸었는데
진짜 그 남자가 전화를 받습니다.
이 장면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확 무너지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3. 감옥에서 깨어난 또 다른 사람
프레드는 결국 살인 혐의로 체포됩니다.
근데 이상하게 감옥 안에서 갑자기 피트라는 청년으로 바뀌어 버리는데.
그런데 완전 다른 사람인데, 뭔가 프레드와 연결된 흔적이 있습니다.
경찰조차 당황하는 장면에서
관객 입장에서도 뇌가 멈추는 느낌이 들수 밖에 없게 됩니다..
4. 피트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
피트는 자동차 수리공인데.
갱단 보스의 여자인 앨리스와 위험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런데 앨리스의 얼굴, 프레드의 아내 르네랑 똑같습니다.
배우가 같으니까 당연한데,
문제는 둘의 성격, 분위기, 태도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
그러면서 점점 뭔가 현실감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5. 반복되는 상징과 인물들
이 영화에선 반복되는 이미지가 많답니다.
도는 고속도로, 얼굴 없는 남자,
그리고 한 인물이 다른 인물로 바뀌는 구조.
무언가가 계속 되풀이되는데
그게 시간인지, 정체성인지, 죄책감인지 모르게 만듭니다.
근데 그 반복이 사람을 점점 불안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6. 린치 특유의 설명 없는 서사
이 영화는 한 번 봐서는 아무것도 이해 안 됩니다.
근데 린치 감독은 원래 친절한 사람이 아니기에
설명 없이 감정과 분위기로 관객을 영화에 몰입하도록 만듭니다.
말이 안 되는 장면도 많은데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고, 묘하게 현실 같기도 하는.
그 비논리적인 구성에 중독되는 느낌이랄까 그런 겁니다
7. 끝없는 루프, 탈출 없는 도로
영화의 제목처럼 고속도로는 중요한 상징이랍니다.
계속 같은 길을 도는 장면이 반복되는 건.
그건 프레드나 피트가 벗어날 수 없는 운명,
혹은 죄책감, 혹은 기억의 덫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끝나지 않는 고속도로 위에서
우리는 계속 같은 생각만 반복하게 되는 거.
8. 보고 나면 잊히지 않는 영화
로스트 하이웨이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닙니다.
근데 그래서 더 강렬하게 남아요.
줄거리 요약도 안 되고, 해석도 제각각인데
한 번 본 사람은 다들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게 신기합니다
불안하고, 이상하고, 괴상한데
또 너무 멋지고, 매혹적이에요.
이런 영화가 진짜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마무리)
로스트 하이웨이, 혹시 봤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프레드와 피트는 왜 바뀌었을까요?
앨리스와 르네는 같은 사람일까요?
어쩌면 그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드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감이 가신다면 댓글 좋아요 부탁드릴게요^^